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방문의 의의와 전망

by kccim posted May 1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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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사관 공지 ###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5월 8일부터 12일까지 러시아 연방 및 우즈베키스탄을 공식 방문하게 된다. 이번 방문은 작년 한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연방의 2차 대전 승전 60주년 기념식에 정식으로 초청하여 이루어 진 것이며, 러시아 연방의 승전 60주년 기념행사는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 정상 및 중국, 일본 등 50여개국의 국가 원수가 초정됨으로서 단순한 행사 이상의 중대한 정치, 외교적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미 작년 9월 러시아 연방과 카자흐스탄을 공식방문하면서 카다란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방러 이전 한러 관계는 뚜렷한 불혐화음은 없었으나, 상대적으로 그다지 편한 관계는 아니었던 것으로 평가되는 것이 외교가의 정설이었다. 이처럼 서먹한 관계를 유지하였던 한러 관계가 작년 노무현 대통령의 방러를 계기로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었으며,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양국의 공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양국정상은 그간 상호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경제 협력 분야에 있어서도 총액 40억 달러를 상회하는 상호 투자를 계약하면서 양국이 안보문제 뿐만 아니라 향후 경제분야에 있어서도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연방 및 중앙아시아 지역 방문은 작년 순방과는 또 다른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


첫째, 작년 9월 노무현 대통령의 방러로 인해 형성된 우호적이고 위협적인 양국간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한러 양국은 경제 구조면에서는 보완성, 지정학적 근접성, 역사인식의 동일성 등을 통해 협력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었으나, 선천적 해법을 찾기 시작한 것은 작년 한러 정상회담부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의 방러를 통해 회복제로 진입한 한러 협력관계를 이제는 인식차원이 아닌 실천적 차원으로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한러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핵문제를 해결 과정에 있어서 한러간 협력의 중요성을 새삼 러시아 측에 일깨우면서, 러시아 연방이 추구하고 있는 ‘동북아 다자안보 협의체 구성’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북한 핵문제가 선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주지시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에서 러시아의 긍정적 역할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 러시아 승전 60주년 기념행사에는 세계 각국의 영향력 있는 국가 원수급 인사들이 초정된 만큼 각국의 수뇌들과 연계 활동을 통한 정상외교를 활성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 및 고이즈미 총리와의 회동이 이루어진다면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시대 구상’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는 가운데 지지를 유도할 수 있으며, 동북아에서 발생하고 있는 외교문제를 진정시키는 효과도 기대해 볼만하다. 또한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역대 국가들과의 협력과 현재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6자 회담의 신속한 재개 문제에 대한 합의 역시 정상회담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산물이라 할 것이다. 러시아 연방 방문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풍부한 노동력과 함께 풍족한 자원을 바탕으로 새롭게 경제 발전을 도모하고 있으며, 아직 대외신인도가 약한 관계로 외국 자본의 투자는 활발한 편이 아니나 향후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가이다.


우리와 우즈베키스탄과의 관계는 이런 경제적인 수치보다 표출되지 않은 중요한 부분이 내포되어 있다. 즉 우즈베키스탄은 고려인이라고 불리는 우리 한민족 23만명 가량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이들은 특유의 근면성과 교육열로 인하여 우즈벡 사회의 주류로 자리 잡았으나 구소련 해체 이후 사정은 점차 열악해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1994년 김영삼 대통령에 이은 11년만에 이루어진 우리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국빈방문은 동포들에게 민족에 대한 커다란 자긍심을 새삼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r\n민족적 동질성을 갖춘 이들은 향후 통일과정에서 예상할 수 있는 민족통합운동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며, 글로벌 시대에 발맞추어 중앙아시아 지역의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될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지역의 특성과 장래를 내다본다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된다.


우리는 현재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의 실현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한반도에서는 남과 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냉전구도가 잔존하고 있으며, 동북아 역대에서도 역사인식의 상이로 인한 외교적 마찰과 영토 분쟁이 종결되지 않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역대 국가들은 지정학적으로 우리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항상 미래의 잠재적인 갈등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지역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고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불안요소를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해야만 한다. 이번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연방 및 우즈베키스탄 방문이 이러한 우리의 노력에 대한 새로운 활력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