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정부가 27만ha에 이르는 동몽골 평원의 농업 개발에 한국이 참여해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27일 박진호 주몽골 대사(사진)가 말했다. \r\n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을 위해 귀국한 박 대사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몽골 정부가 중국 측의 개발 요청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나서 주기를 바라고 있어 이달 말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타당성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동몽골 지역은 지난해 국내 전문가들의 답사에서 “밭으로 쓰기는 최고”라고 평가받았을 정도로 농업 입지가 좋은 곳이어서 중국이 개발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박 대사는 전했다. 여기에 1000여km 떨어져 있는 수도 울란바토르보다 신의주까지의 거리가 더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도 있어, 이 지역이 최근 국제 곡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밀 확보의 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박 대사는 내다봤다. 다만, 전기와 물, 운송수단 등 인프라가 전무하다는 점은 걸림돌로 꼽힌다. 그는 “몽골 정부가 광물 개발에 필요한 철도, 발전소, 용수로 수송관 등의 인프라 건설을 필요로 하고 있어 국내 10개 기업이 구성한 컨소시엄이 투자 제안서를 제출해 둔 상태”라고 전했다. 여기에다 몽골은 2∼3년 사이 50억t 규모의 석탄 광산과 1760억t 규모의 구리 광산 등이 발견되면서 신흥 자원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 대사는 메이저 광물회사를 비롯, 중국, 러시아 등이 몽골에 진출해 자원확보 전쟁이 이미 시작됐다고 전했다. 박 대사는 “국가 차원에서 물량공세를 펼치는 중국, 러시아와 자본력이 월등히 앞서는 메이저 회사들 사이에서 한국이 자원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지만 수준 높은 기술력과 몽골과의 문화적 인접성은 우리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