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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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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大초원 개발권 놓고 한중일 각축\r\n새만금 7배 \'할흐골\' 농업개발, 내달부터 마스터플랜 수립…中日기업도 눈독 [ 2008-03-19 06:00:00 ]


새만금 간척지 7배 크기의 광대한 땅을 몽골에서 임차, 개발해 유사시 해외식량기지로 활용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다음 달부터 본격 추진된다. 이 사업은 지난 2006년 엥흐바야르 몽골 대통령이 처음 제안했지만 우리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2년 가까이 겨울잠을 자다 최근에야 자원외교가 중시되면서 재가동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동안 사업이 지지부진해온 틈을 이용, 중국과 일본이 몽골정부에 집요하게 접근하며 해당지역을 선점하려 하고 있어 자칫 우선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부터 국제협력단(KOICA) 주관으로 2백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몽골 동부 ‘할흐골’ 지역내 27만ha 초원에 대한 농업개발 마스터플랜 작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외교적 절차는 마무리 됐다”며 “일정이 매우 바쁘게 돌아가는 듯하다”고 말했고, KOICA측은 “다음달중 세부계획 확정을 위한 정부간 합의가 교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엥흐바야르 몽골 대통령은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차 방한해 동(東)몽골 개발사업을 다시 거론했고, 이 대통령은 “검토하겠다. 농업뿐 아니라 도시개발, 환경문제 등도 동시에 하면 좋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승수 총리도 자원외교 방문지의 하나로 몽골을 꼽았고, 새 정부 출범 후 신설된 에너지·자원대사도 조만간 현지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최근 양측간 접촉이 활발해지고 있다.


할흐골 지역은 농축산 분야에 관한 한 몽골에서 가장 노른자위로 불릴 만큼 토지가 비옥한 곳으로 평가된다. 이미 구소련 시절에 4만ha의 집단농장지가 조성됐고, 지금도 1만ha의 경지에서 밀과 감자 등을 생산해 몽골 전체 생산량의 28%를 충당하고 있다. 비용측면에서도 농지 임대료가 ha당 0.76달러로 저렴해 수도 울란바타르까지의 운송비용 등을 감안해도 국제 밀 시세와 비교할 경우 최소 5배 이상의 수익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현지 교민사업가 안흥조 씨는 “농업뿐만 아니라 축산이나 관광, 식량안보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이 반드시 진출해야 할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판단 때문인지, 국내 민간기업의 투자도 최근 활기를 띠면서 중견기업인 H사는 최근 할흐골에 장기적으로 20만ha의 농목축지 개발을 위해 초기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G사도 국내 신약개발회사와 합작으로 할흐골 인근의 헨티도(道)에 약초 재배와 노루 사육을 위한 대규모 농장 조성을 추진중이다. 이 지역의 가치는 눈앞의 경제성뿐만 아니라 식량안보나 통일 이후를 대비한 전략적 측면에서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만약 양국간 합의가 원만히 이뤄질 경우 향후 100년간(60년 임차에 40년 연장 가능) 안정적인 식량기지를 확보함은 물론, 추가 합의 여하에 따라서는 점진적인 자치행정권 확보도 기대된다.


몽골은 해당지역을 탈북자들의 정착지나 향후 북한 급변사태시 임시 난민촌으로 활용해도 좋다는 의향을 밝히는 등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유리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꾸물대는 사이 중국과 일본은 발빠른 행보로 간격을 속속 좁혀오고 있다.


해외식량기지 물망 \'할흐골\'은 어떤.. 주 몽골 한국대사관은 지난달 본국정부에 올린 보고서에서, 다른 나라 기업들이 “대규모 농지를 선점해버릴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고 건의했다. 중국은 몽골과 국경을 접한 내몽골 자치구의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토지 임대를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고, 이미 인근의 유전과 광산 개발권은 중국기업이 다수 차지한 상태다. 일본도 울란바타르 시내에 대규모 땅을 소유한 ‘원 아시아’(One Asia)란 일본계 기업이 몽골 정치인들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이를 무기로 우리보다 먼저 사용허가를 획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주 몽골 대사관 신상균 영사는 “몽골은 중국에 대한 경제적 귀속을 우려해 가능하면 우리에게 우선권을 주려하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서울(본국정부)에서 느끼는 온도차는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 사업가인 안 씨도 “몽골 쪽에서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을 때 일을 서둘렀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최근에는 비자발급 문제 등으로 반한감정까지 높아져 분위기가 다소 식은 상태”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CBS경제부 홍제표 기자 en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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